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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면 안 되는 발음이 있다

영어 청취를 공부하다 보면 안 들려서 답 즉, 대응되는 텍스트를 보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했다. 안 들린 부분을 답과 대조하면서 왜 안 들렸는지 이해하면 다음부터는 들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답을 봐도 이게 왜 답인지 이해가 안 될 때다. 나름 발음 원리에 대해 충분히 숙지했다고 여겨질 때면 적어도 답을 보고 다시 들으면 들려야 된다. 그런데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봐도 여전히 안 들린다. 들은 소리와 답 텍스트가 대응되지 않는다. 난감하다. 배운 대로 아무리 분석해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이처럼 답까지 확인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도 안 들리는 경우, ‘혹시 중간 학습 단계를 뛰어 넘어 바로 상위 단계로 왔나?’, ‘원어민이 잘 못 발음한 거 아냐?’ 또는 ‘답 텍스트에 문제가 있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다가 대부분 어쩔 수 없이 그냥 무시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우리 뇌는 그냥 넘어가지 못 한다. 즉, 이해하지 못한 뇌는 답답해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다음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다. 결국 이런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될수록 뇌가 영어 공부를 거부하기 시작하고, 결국 이 단계서 수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포기한다.



도대체 왜 발음 원리에 대해 충분히 숙지했다고 생각되는데 들리지 않는 걸까? 그것도 답을 보고 듣는 건데도 들리지 않는 걸까? 사실 그 이유도 역시 발음기관들의 발음 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영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발음기관들 독립성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발음이 순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 즉, 한국어에서처럼 나타난 순서대로 발음이 이뤄지기보다 일상에서 빠르게 말을 하다보면 가끔 동시에 또는 심한 경우 순서가 엇갈려 발음이 이뤄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near my house를 발음한다고 하자. near my의 중간 발음 [r m]의 경우 바람직하게는 [r]이 먼저 발음된 후 [m]이 발음되어야 한다. 그런데 near my에 강세를 두지 않고 빠르게 말을 하다보면 혀가 [r]을 막 발음하려 할 때 또는 발음하기 전에 입술과 목젖이 [m]을 발음해버릴 수도 있다. 여전히 혀가 [r] 발음을 하기는 하는데 [m] 발음을 위해 입술이 닫혀 있고 목젖이 열려있다 보니 거의 들리지 않게 된다. 이 경우 near my는 한국어식 음감으로 그냥 nea- my 정도로만 들린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종종 알고 있는 발음과 다른 소리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답을 보고 청취하는 데도 분석이 안 될 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발음기관들의 독립적 발음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발음기관들의 독립적 움직임을 통한 경제적 발음원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이제 위와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은 뇌가 답답해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경우든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어려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느낌 없이 순차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경우 특별히 주의할 점이 있다. 위와 같은 발음들은 들을 수는 있되 원어민이 아닌 이상 따라하면 안 된다. 일종의 비정통 발음으로 따라 하기 어려운데 억지로 따라하면 원어민들이 듣기에 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원어민들도 종종 문자 그대로 잘 못 발음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전혀 엉뚱한 발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발음과 비슷한 발음 방식을 갖는 발음으로 실수한다.

컴퓨터 키보드와 비슷하다. 키보드에서 오타는 주로 목표 키를 벗어나 주변을 눌렀을 때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발음기관도 목표 위치에서 살짝 벗어나 발음하면 오발음이 된다. 그래서 워드프로세서 맞춤법 검사기는 이와 같은 키보드 오타 원인을 염두에 두고 교정을 권고 한다. 우리도 엉뚱한 발음이 들렸을 때 그런 발음이 만들어질 때의 발음기관 위치 등을 염두에 두면 정발음이 훨씬 쉽게 연상될 수 있다.